고운칼럼
에나? 하모!
에나? 하모!
봄은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다. 이맘때, 산에 가면, 하루가 달라지는 변화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동공이 커지고 바쁘다. 입도 즐겁다. 참꽃, 삐삐, 물오른 소나무의 송구(송기, 松肌), 내가 좋아하는 쑥, 두릅, 머위, 취나물도 그렇다. 며칠 전 생멸치찜에 상추 쌈을 먹다가 생각났다. “생멸치찜을 상추로 싸 먹으면 끝내준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에나(진짜로, 참말로)?’ 그러면 ‘하모!(그래, 맞다)’가 연발했다. 부러운 게 많았던 시절, 주고받던 말이 박하 향처럼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