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칼럼
한 해의 절반
한 해의 절반
한해의 절반이 꺾어진다. 세월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도 꺾어진다. 꺾어진 허리,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자, 지팡이에 의지한 자태는 자못 숭고하다. 젊었던 시절, 힘들게 살아왔을! 소설가 조정래의 글에 “춘궁기에는 거반 점심을 걸러 하굣길에는 빼기, 잔대, 개구리 뒷다리, 삐삐, 찔레순, 뱀딸기, 송구!…”라고 한, 여기까지 읽다가 그만 울이 막혔다. 엄마와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출출하면 먹었던 그 송구를 우리만 먹은 게 아니라 그도 먹었구나, 생각하니 맘도 꺾어진다(2024.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