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칼럼
물끄러미
물끄러미
글을 쓸 때면, 장황한 부사(副詞)가 맘에 걸려도, 나는 에두르고, 수식하고, 강조하는 부사가 참 좋다. 그중에 ‘물끄러미’라는 부사는 압권이다. 약간의 거리를 두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음에는, 어떤 평가나 비난도 없다. 간음한 여인과 그녀를 끌고 온 기세등등한 사람들을, 예수님은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만 보셨다. 때로 처연하고, 애틋하고, 신기해서, 다가가고 싶어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이 들수록 그렇다. 물끄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