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칼럼
유년의 예배당
유년의 예배당
작가 김택근은 유년 시절 예배당을 “예배당은 누추해도 정갈했다. 작아서 그 속에 들면 누구도 주눅 들지 않았다. 어머니들은 사연 하나씩 품고 새벽마다 모였고, 사연에는 슬픔이 묻어 있었다. … 어머니들이 돌아가면 마룻바닥에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라고 했다. 내 어린 시절 예배당 장의자도 한과 꿈이 범벅된 울(鬱)을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케렌시아였다. 지금도 종종 그렇다.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란 말은, 투우장에서 소가 잠시 거친 숨을 고르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