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칼럼
귀에 달린 문
귀에 달린 문
정현정 시인은 「귀」라는 동시에서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 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내면서 산다.』라고 읊었다. 옳거니! 입과 눈은 입술과 눈꺼풀이 문이 되어 가려서 보고 말하게 하지만, 귀는 문 없는 대신 거름 장치인 ‘체’ 하나를 귀와 귀 사이에 떡 걸어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내며 산단다. ‘체’는 곧 ‘분별력을 가진 생각’이다. 말 많은 세상에선 바른 생각이 귀의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