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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칼럼

추분(秋分)과 가을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이 낼모레다. 세상만사는 차면 이울고, 이울면 찬다. 달도, 바닷물도, 계절도, 인생도 그렇다. 이제 태양의 기세가 이울고 서늘한 바람과 함께 완연한 가을이 왔다.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도 이제는 한숨을 쉴 수 있다. 밤도 낮도 서로의 힘을 양보해서 밤낮의 길이가 똑같아진다는 것은 엄청난 위로다. 사람의 시계는 사람을 옥죄지만, 자연의 리듬은 좀 더 쉬란다. 그 생각만으로도 감사하다. 추분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향한 주님의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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